‘독립선언문’에 담긴 염원
오늘은 제89주년 3․1절입니다. 아침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문득 생각이나 잠시 시간을 내어 기미년 독립선언문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생각이 나서 미소를 머금다가도, 독립선언문에 고스란히 담겨진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과 의지에 다시금 코끝이 시려 왔습니다.
학창시절 독립선언문을 배웠을 때의 기억이 납니다. 독립선언문에는 당연히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지탄과 그에 맞서 끝까지 싸우자는 내용이 담겨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본 독립선언문에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 이상의 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독립선언문은 결코 ‘선전포고’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선전포고’보다 더 결연하고 심지어 아름답게까지 다가왔던 이유는 그 속에 담겨진 고귀한 정신 때문이었습니다.
독립선언문에는 우리 민족의 존엄성을 확인하면서, 평화와 문화를 사랑하는 우리 민족이 세계와 인류를 위해 이바지하려는 살아 숨 쉬는 민족정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심지어 무력으로 일어선 일본에 대해서도, 그저 잔인무도한 일본을 똑같이 무력으로 짓밟아서 되갚아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도의와 진리를 밝혀 올바르게 가르쳐 주겠다고 하는, 강하고 수준 높은 의식을 담고 있었습니다.
무력으로 짓밟히고 유린당한 조국을 위해 무장하여 일어서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 무력이 정당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와 같은 고귀한 정신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온 민족이 염원하던 광복을 맞이한 지 6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정부수립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겪어야 했던 동족상잔의 전쟁과 그 폐허 속에서도 지금 우리는 이만큼이나 발전했습니다. 또한 이제는 경제발전만이 아니라 우리 문화를 전파하고 교류하며 세계평화와 인류문화 창달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89년 전 독립선언문에 나타난 선조들의 정신과 염원이 점점 환하게 빛을 내고 있는 것을 봅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꿈과 이상이 실현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저는 한없는 감격을 느낍니다.
국민 여러분께, 독립선언문의 일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吾等은 玆에 我 朝鮮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 此로써 世界萬邦에 告하야 人類平等의 大義를 克明하며, 此로써 子孫萬代에 誥하야 民族自存의 政權을 永有케 하노라.”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이로써 세계 만국에 알리어 인류 평등의 큰 도의를 분명히 하는 바이며, 이로써 자손만대에 깨우쳐 일러 민족의 독자적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려 가지게 하는 바이다.”
“아아, 新天地가 眼前에 展開되도다. 威力의 時代가 去하고 道義의 時代가 來하도다. 過去 全世紀에 鍊磨長養된 人道的 精神이 바야흐로 新文明의 曙光을 人類의 歷史에 投射하기 始하도다. 新春이 世界에 來하야 萬物의 回蘇를 催促하는도다. 凍氷寒雪에 呼吸을 閉蟄한 것이 彼一時의 勢ㅣ라 하면 和風暖陽에 氣脈을 振舒함은 此一時의 勢ㅣ니, 天地의 復運에 際하고 世界의 變潮를 乘한 吾人 아모 주躇할 것 업스며, 아모 忌憚할 것 업도다. 我의 固有한 自由權을 護全하야 生旺의 樂을 飽享할 것이며, 我의 自足한 獨創力을 發揮하야 春滿한 大界에 民族的 精華를 結紐할지로다.”
“千百世 祖靈이 吾等을 陰佑하며 全世界 氣運이 吾等을 外護하나니, 着手가 곳 成功이라. 다만, 前頭의 光明으로 驀進할 따름인뎌.”
“아! 새로운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왔도다. 과거 한 세기 내 갈고 닦아 키우고 기른 인도적 정신이 이제 막 새 문명의 밝아 오는 빛을 인류 역사에 쏘아 비추기 시작하였도다. 새 봄이 온 세계에 돌아와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는구나. 추위가 사람의 숨을 막아 꼼짝 못 하게 한 것이 저 지난 번 한 때의 형세라 하면, 화창한 봄바람과 따뜻한 햇볕에 원기와 혈맥을 떨쳐 펴는 것이 이 한 때의 형세이니, 천지의 돌아온 운수에 접하고 세계의 새로 바뀐 조류를 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도 없으며, 아무 거리낄 것도 없도다. 우리의 본디부터 지녀 온 권리를 지켜 온전히 하여 생명의 왕성한 번영을 실컷 누릴 것이며, 우리의 풍부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봄기운 가득한 천지에 순수하고 빛나는 민족 문화를 맺게 할 것이로다.”
“먼 조상의 신령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를 돕고, 온 세계의 새 형세가 우리를 밖에서 보호하고 있으니, 시작이 곧 성공이다. 다만, 앞길의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이로다.”
독립선언문의 첫 구절과 마지막 구절입니다. 첫 구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마지막 구절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첫 구절에 나타난 독립정신의 의미를 변함없이 간직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조국과 민족의 ‘광복(光復)’에 멈추지 않고, 미래의 ‘광명(光明)’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자 했던, 마지막 구절에 담긴 선조들의 염원과 정신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한국인입니까?
당신은 행동하는 한국인입니까?
당신은 행동하는 한국인입니까?

